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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1/31 07:11
차가 멈춘 것 같아서 눈을 떠보니 어느새 와라스에 도착했다.

버스터미널이라고 보기엔 좀 허름한 건물을 나오니

문앞에 대기중이던 택시 기사들이 서로 어디까지 가냐고 물어본다.

특별히 갈 곳은 없었지만, 아는 형이 건내준 남미 숙소 목록중에

가장 깨끗하다는 Soledad 이라는 호스텔의 주소를 보여주며,

가자고 손짓했다.

차 어느곳에도 택시라는 표시가 없었지만, 잠에 취해 몸을 맏겼다.

뭔가...

한참을 돌아간다.

창밖에 보이는 구름낀 찌뿌둥한 풍경들은 "이곳이 과연 유명 관광지 맞나..." 하는 의심부터 하게 했다.

왠지 돌아간단 느낌이 나더니 아저씨는 엉뚱한 곳에 세워줬고...

난 다시 손짓으로 이곳이 아니라고 아니라고... 손가락으로 말했다.

그제서야 사태파악이 됬는지 아저씨는 무사히 솔리닷에 날 데려다 줬고,

숙소엔 69호수 (Laguna69) 를 가려는 두명의 여행자만이 아침을 먹고 있었다.

짐을 풀고, 주인 아주머니께 (이 곳은 여행 가이드도 함께 하고 있다.)

내가 이곳에 온 목적도 69호수 인데, 나도 참여할 수 있냐고 물어보니 이미 늦었다고...

보통 새벽 6시에 출발한다고 한다.

별수 있나~ 오늘은 우선 씻고, 읍내나 둘러봐야 겠다.

샤워를 끝내고 문을 나서는데, 호스텔의 아들인지... 자전거를 타고 나가길래 말좀 걸어보려 했더니 음...

역시나 100% 스페니쉬만 한다. 걍 웃음으로 때워버렸다.


오른쪽에 보이는 녀석이 그 녀석. 멀리는 놀랍게도 구름걸린 산이...

와라즈의 날씨는 군데군데 파란 하늘이 잠깐씩 하늘이 보이긴 했지만, 리마와 마찬가지로 흐렸다.

날 환영해주지 않는건가...

하지만 마을 어딜 둘러봐도 구름걸린 높은 산들이나의 눈에 즐거움을 선사해줬다.

기본 해발이 3,000m 라 고산병이 올 수 도 있다고 하는데, 난 괜찮은건가 ??

무슨깡인지 가이드북 한권없이 왔기 때문에 호스텔 주인 아주머니가 준 손바닥만한 마을 지도로 인포메이션 센터를 찾아갔다.

마을 중심쪽에 Plaza de Armas 앞에 보면 있다.

인포메이션 센터 직원은 영어를 유창하게 하진 못했지만, 뭐... 나도 유창하게 하지 못하니 상관없었다. ;;

직원이 추천해준 마을한바퀴 루트를 확인하고 나오는데, 여러명의 여행사 가이드들이 붙잡는다.

난 관심도 없는 어디서 주워들은 Santa Cruz Trekking에 대해 물어봤고, 원래 120$인데 90$까지 해준다는 말에 솔깃했지만,

원래 일정에 없었기에 (애초에 일정따윈 없지만 ;;) 이따가 다시 오겠다고 위기를 모면했다.

와라스는 어떻게 보면 참 볼게 없다.

마을도 작고, 마을 중심쪽에는 매연도 많다.

그리고 길거리에 널부러진 똥을 피해 걷다보면, 어느새 인포메이션 센터 직원이 알려준 포인트다.

포인트라고 별게 있는건 아니고 그냥 작은 교회나 뷰포인트... ;;;


마을 참 작기도 하지... 이런게 전부다.

하지만 마을을 돌아니다 보면 기름끼 충만한 리마에서는 볼 수 없었던

페루인들의 다른 모습들을 많이 만나게 된다.

우리네가 예전에 그랬듯 정겨운 시골 풍경과 해맑은 사람들.

유명 관광지인지라 100% 깨끗하진 않겠지만 이정도면 충분하다.


바닥에 똥이 있건 말건 풀밭에서 뒹구는 아이들... 사진을 찍어도 될까안될까 한참을 고민하다 날 보고 수줍게 웃길래 한컷 찍었다.


결혼식이 있는지 한참동안 합수 연습을 하는 청년들...


길거리에 쓰레기 봉투를 내두면, 차는 계속 움직이고 아저씨들이 뛰면서 쓰레기를 차 위로 집어 던진다. 한타이밍 늦은 사진.

아무 생각없이 다니다보면 한집걸러 한집마다 이런 식으로 장사를 하고 있다. 꼭 물건을 팔기위함 보단 그냥 차려놓고 팔리면 파는거고 안팔리면 그만이라는 생각인듯... 어딜가나 한집걸러 한집... ㅋ

뭔가 엄청나게 빨래를 하시고 계시길래 조심스레 찍었는데, 날 보고 뭐가 좋으신지 해맑게 웃으셨다. ㅋ 정말 엄청났던 빨래의 양...


직원이 알려준 곳에 식당이 없길래 대강 수박으로 때우고 이젠 업힐이다.!!


시간이 얼마 지나지 않았는데도 거의 다 둘러봤다.

이제 남은 곳은 마을이 한눈에 다 보인다는 뷰포인튼데, 뭔가 언덕길이 심상치 않다.

그래도 이미 마을을 거의 다 봤다는 충만한 자신감으로 슬슬 길을따라 올라가는데...

길에서 뭔가를 만들고 있던 이쁘장한 동네 아가씨가 날 보고, 머라머라 손짓한다...

윗쪽을 가르키길래 그냥 무조건 웃음으로 대답했는데...

그랬으면 안되는거였다.

말은 안통해도 무슨 일인지 알아봤어야 되는 것이었다.


아가씨~ 나 그래도 20대라구!! 이정도 쯤이야~ ㅋ


꼬불꼬불 길을 계속 따라 올라가는데, 이상하게도 사람은 없었고

콜렉티보를 기다리는 사람들만이 땀뻘뻘 흘리는 내 얼굴을 보고

Hula 라고 인사만 해줄 뿐이었다.

한참을 올라가도 뭔가가 안나오길래 지도를 보여주며 물어봤더니

할아버지께서는 심플하게 손가락으로 꼬불꼬불 세번을 하신다.

"세번만 더 올라가면 되는가보다!!" 하고 계속 걸었다.

하지만 뭔가 수상했다. 난 이쯤에서 내려가야 했다.


계속 되는 언덕길... 난 물한통 챙겨오지 않았다. ㅠㅠ


이젠 돌아갈 수도 없다.

내려가려해도 한참을 내려가야 하고, 차라리 올라가서 뭔가 탈것을 잡아타야 겠다고 생각했다.

아니 그래야만 한다. ;;

그래도 머리 한편으론 이정도에서 고산병 증세가 없으니 스스로 대견해 했다.

내려가면 바로 Santa Cruz Trekking 을 신청해야 겠다고 마음을 먹었다. ;;;


그래도 경치하난 시원시원하다.


언덕을 올라가는 중에... 이 곳이 데이트장소인지 어떤 커플이 오토바이 타고 올라오더니 쉬지도 않고 쪽쪽... 어딜가나 이것들은 염장을... ㅠㅠ


한참을 더 올라가다 일하고 계신 아저씨를 만났고...

지도를 보여드리니 역시나 손가락으로 꼬불꼬불 세번을 하신다...

또 세번...

음...

진짜 갈등 많이 했다.

내려오는 택시를 잡아타고 그냥 내려가 ??

아냐... 그래도 여기까지 왔는데 자랑거린 있어야지...

벼라별 생각을 다 하며, 한발한발 올라갔다.


형 가스 살포 안했다... ;;;


이윽고... 정상에 도착했고, 땀 뻘뻘 흘리는 날 이상하게 보는 사람들...

거기에 뭐가 있었냐고??

음...

그냥... 부자 마을이 있었다. ;;;


관광진줄 알고 들어가려 하니 제제를... ㅠㅠ


경비원들이 경비서고, 아무나 들어갈 수 없는 그런 마을...

아마 인포메이션 직원이 그 중간에 마을을 볼 수 있는 포인트를 알려준건데 내가 무식하게 끝까지 올라온 것 같다.

그냥 택시 기다리다 다른 사람들 탈때 껴서 타고 왔다.

2시간 조금 넘어서 올라온 길을 택시로 단 10분만에...

아~ 이 허무함이란...


쓸쓸한 퇴장...


그렇게 마을로 돌아와서

말이 안통하는 내가 재밌는지 낄낄대는

아이들 사이에서 대강 요기를 하고,

고산병 증세는 나와는 거리가 먼 것 같다는 판단 하에

가진건 청바지와 찢어진 운동화... 그리고 얇은 자켓 하나 뿐인 내가

용감하게도 "트레킹?? 그냥 걷는거자나~" 라는 마인드로

생각지도 못한 내일 출발하는 3박 4일짜리 Santa Cruz Trekking 120$ 을 깍아서 90$ 에 계약했고,

미국에선 5$ 이면 살 선크림을 15$ 육박하는 가격에 두통을 사서 배아파 하며

손님이라곤 나밖에 없는지 조용한 숙소에서 외로움에 떨다 잠을 잤다.

다음날 무슨일이 있을지도 모른채...





소요비용

음료 - 2 sol
과일 - 2.50 sol
점심 - 4 sol
간식 - 8 sol
숙박비 - 40 sol
썬크림*2 - 78 sol
트레킹 - 9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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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ogIcon | 2010/02/08 21:19 | PERMALINK | EDIT/DEL | REPLY
빨리 한국이나 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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